이야기

공포의 외인구단에서 보는 여자의 사랑

조정우 2009. 5. 24. 00:30

 

 드라마 '공포의 외인구단'에서 오혜성을 사랑하는 최엄지를 보면 남자들의 이상형에 가까운 여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존심이 강한 남자의 마음을 잘 이해할 뿐만 아니라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오혜성을 사랑하고 있지요.

 마동탁이라는 조건이 좋은 남자가 있지만,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정말 저런 여자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지요.

 

 오혜성은 최엄지의 왕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 이유는 최엄지에게 있어 오혜성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니까요.

 부도 명예도 필요없고 최엄지에게는 오혜성만 있으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자라면 자신의 여자친구가 최엄지가 오혜성에게 하듯이 사랑한다고 말해 주고, 나의 마음이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너에게는 내가 있다고 말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겠지요. 

 

 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이와같은 최엄지의 오혜성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은 오혜성이 먼저 최엄지를 사랑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이지요.

 만약 오혜성이 최엄지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다면, 최엄지는 오혜성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겠지요.

 오혜성이라는 존재가 최엄지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오혜성이 최엄지를 가장 소중한 존재로서 사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여자는 사랑을 받는 만큼 돌려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진실한 사랑을 준 남자에게는 진실한 사랑으로 응답하지만, 사랑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여자가 받은 사랑이 얼마없다면 줄 사랑도 얼마 없겠지요.

 여자는 자신을 공주처럼 대하는 남자의 사랑을 받으면, 최엄지가 오혜성을 사랑하듯이 사랑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현실의 남자들은 자신은 여자를 공주처럼 대하지는 않으면서 여자의 왕자가 되려고 하는 경우가 많고, 자신은 여자를 가장 소중한 존재로 생각하지 않으면서 여자가 자신을 가장 소중한 존재로 생각하기를 바라지요.

 이것이 현실의 여자들이 남자들을 왕자처럼 대하지 않는 이유는 여자는 자신을 공주처럼 대하지 않는 남자를 왕자처럼 사랑할 마음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오혜성은 아주 오랫동안 최엄지를 공주처럼 사랑했던 것 같습니다.

 "난 네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라는 오혜성의 말은 최엄지가 그에게 어떤 존재인지 말하는 것이지요.

 만약 오혜성의 사랑이 진실하지 않아 최엄지의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면, 최엄지는 오혜성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겠지요.

 

 남자가 알아야만 하는 사실은 여자의 사랑은 감성에서 나오기 때문에 마음에 와닿지 않는 사랑은 사랑으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요.

 여자의 감성은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생각하는 남자의 사랑을 받을 때 마음에 와닿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이러한 여자의 감성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요.

 

 재미있는 사실은 최엄지는 오혜성에게는 이상형이지만, 마동탁에게는 이상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혜성의 사랑은 최엄지의 감성을 자극하는 사랑이었지만, 마동탁의 사랑은 최엄지의 감성을 자극하지 못한 사랑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자의 사랑은 감성에서 나오기 때문에 최엄지의 감성을 자극하지 못한 마동탁의 사랑은 선택받지 못한 것이지요.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마동탁은 자기중심으로 최엄지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최고의 선수가 되면 최엄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전형적인 남성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나오는 사랑이지요.

 여자가 남자에게 바라는 것은 최고가 되기보다는 자신을 최고로 생각하는 사랑이지요.

 이러한 여자의 마음을 마동탁은 간과하고 있는 것이지요.

 

 오혜성과 마동탁은 모두 야구를 하지만, 야구를 하는 이유가 다릅니다.

 오혜성은 엄지를 위해서 야구를 하지만, 마동탁은 최고가 되기 위해서 야구를 합니다.

 여자의 감성은 오혜성처럼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사랑에 감명받기 마련이지요.

 어쩌면 마동탁에게 엄지라는 존재는 자신을 위한 존재일 뿐일지도 모르지요.

 오혜성과 마동탁의 사랑은 남자의 눈으로 보면 같지만, 여자의 감성에게는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