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론

조건을 사기치는 남자, 무슨 심보일까?

조정우 2010. 10. 6. 08:00

 

 "여자들이 남자 조건만 따지니 뻥을 안칠 수가 없어요."

 경제가 나쁠 때는 사기를 쳐서 한몫을 잡아보려는 사기꾼들이 극성을 부리는 경우가 많은데, 불경기가 지속되어서인지 자신의 조건을 사기쳐서 결혼하려는 남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내 주변에도 조건을 사기친 남자와 결혼하여 땅을 치고 후회하는 여성들이 있는데,

이혼으로 이어져 결혼이 파국으로 끝나는 경우가 눈감고 결혼해서 사는 경우보다 더 많은 것 같다.

 결혼하면 모든 것이 드러날 것인데, 도대체 조건을 사기치는 남자들은 무슨 심보로 사기치는 것일까?

 

 첫째, 남자가 조건을 사기쳐서 결혼해도 일단 결혼하면 마지 못해 그냥 살아 사기친 남자의 입장에서는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확률로 따지면 해피 엔딩으로 끝날 가능성보다 파국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지만, 사기친 남자야 이혼 경력을 속이고 여자를 만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남자는 이혼당해도 같은 방법으로 다른 여자를 만날 수 있어 여자만 손해보는 경우가 많다.

 이혼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이 강해 여자는 남자에게 사기를 당했어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결혼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이유로 조건을 사기치는 남자들이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둘째, 조건을 사기쳐서 결혼하는 남자들이 많으니, 일종의 신드룸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도 성공한 사례가 많으니, '나도 저래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조건을 사기치는 남자들이 많은 것이다.

 조건을 사기치는 남자들은 사기를 '뻥' 혹은 '허풍'이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뻥'이나 '허풍'치는 것을 여성들이 성형수술을 하는 것과 비교하면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남자들이 많다.

 조건을 '뻥'치는 남자들이 많으니, 조건에 대해 정직한 남자들은 손해보는 경우가 많다.

 결국 나도나도 경쟁하듯이 '뻥'치는 사례가 허다하다보니, 조건에 대해 '뻥'치는 남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카사노바 따라하기 처럼 일종의 신드룸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셋째, 여자는 마음이 약하고 정에 약한 경우가 많아 남자의 사기에 속아 결혼했다고 해도 남자가 잘못했다며 눈물을 흘리면 마음이 약해져 용서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자가 사기당한 것을 알면 이혼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지만, 남자가 눈물을 흘리며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너와 결혼하고 싶어 부득이하게 속였다.'고 말하면, 여자가 마음이 약해져 용서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이유로 조건을 사기치는 남자들이 많은 것 같다.

 

 

 예전에 여자의 순결이 중요시되던 시절에는 조건을 사기치는 남자가 필사적으로 여자와 혼전관계를 맺어 빼도 박도 못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도 일단 혼전관계를 맺어 도장을 찍기만 하면, 사기를 쳐도 만사 오케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이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이제는 아닌데 말이다.

 과거에는 여성들이 남자와 혼전관계를 맺으면 다른 남자를 만날 면목이 없다는 죄책감으로 남자가 조건을 사기쳐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결혼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그런 여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성들은 이혼에 대한 두려움이 강해 남자가 조건을 사기쳐도 이혼을 두려워하여 눈감고 그냥 사는 경우가 많아 조건을 사기쳐서라도 좋은 여자를 만나려는 남자들이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조건을 사기쳐서 결혼해 잘사는 남자들도 많지만, 이혼이라는 파국으로 치닫는 경우도 많다.

 어느 쪽이 더 많은지는 알길이 없지만, 결혼해서 산다고 해도 평생을 기를 못펴고 살 것이니, 결과만 좋다고 해피 엔딩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색도 변하지 않고 양심의 가책도 받지 않고 조건을 사기치는 남자들이 많으니, 여자가 조건을 사기치는 남자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최소한 결혼하기 전에는 남자의 조건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아야 될 것이다.

 

 

오늘 글 : 인현왕후 103화 (오늘 발행한 역사소설입니다)

연재 : 배달민족 치우천황 20화 (신재하 작가의 역사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