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마지막 만남

조정우 2009. 3. 25. 00:12

 

 단테는 9살의 어린 나이로 베아트리체를 만난 후에 그녀를 9년 후인 18세 때 다시 만났다고 합니다.
 이제는 성숙한 여인이 된 베아트리체는 그를 알아보고 눈인사를 하고 지나쳤지요.
 저의 경험을 되살려보면 9살에 만났던 사람을 18세에 다시 만났을 때, 누가 가르쳐주지 않으면 알아 보기 쉽지 않았을텐데 서로 기억하는 것을 보면 베아트리체도 단테에게 어느 정도의 호감을 가졌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단테는 9년 만에 만난 베아트리체를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그것은 이 세상에서의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마지막 만남이었지요.
 베아트리체는 4년 후에 결혼했고 2년 후에 세상을 떠났으니 단테는 베아트리체를 영원히 만날 수 없었지요.
 세상에는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마지막 만남처럼 다시 만날 것을 기대했지만 그것이 영원한 이별이 되는 경우가 많지 않을지요.
 
 그런데 베아트리체를 정말 흠모했던 단테는 무엇 때문에 9년 만에 다시 만난 베아트리체에게 말 한 마디 걸지 못했을까요?
 수줍음, 자존심, 망설임, 주위 사람들의 시선 의식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요.
 단테의 우유부단함은 마치 햄릿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단테는 귀족출신이었고 베아트리체도 귀족출신이었다고 합니다.
 만약 단테가 베아트리체의 아버지에게 찾아가 자신의 베아트리체의 연모하는 마음을 밝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4년이 지난 후에 베아트리체는 다른 남자에게 시집갔습니다.
 단테에게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 시간이 있었지만 이제 그러한 기회마저 영영 놓힌 것이지요.

 '인간은 후회하는 바보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나고 나면 잘못한 것을 알게 되지만 당시에는 모르기 때문이지요.
 단테도 자신의 우유부단함을 후회하지 않았을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