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론

화이트데이에 고백한 남자가 변심한 이유

조정우 2014. 3. 18. 09:00

    "오빠가 절 사랑하긴 한걸까요?"

    바로 나흘 전, 화이트데이에 고백해서 사랑을 이룬 남자들 중, 벌써 마음이 변한 남자들이 있을 것이다. 

   화이트데이에 남자가 고백한 후 여자가 고백을 받아들이면, 하루만에 변심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십중팔구, 퀸카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착각에 빠졌기 때문일 것이다. 

   화이트데이에 여자가 남자의 고백을 받아주면, '아! 내가 참 괜찮은 남자니까 고백이 받아들여진게 아닌가! 그래, 내년엔 퀸카에게 고백하자!'하고 화이트데이엔 퀸카에게 고백해도 고백이 받아질 것이라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화이트데이 신드룸이라 할까, 화이트데이에 고백으로 사랑을 이룬 남자들이 화이트데이엔 퀸카라도 고백만 하면 사랑이 이루어질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고백조차 하지 못한 남자들도 주변에 화이트데이에 퀸카가 평범한 남자의 고백을 받아주었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하면, '나도 화이트데이에 퀸카에게 고백했다면 고백이 받아들여졌을 텐데......'하고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고백이 퇴짜맞은 남자들도 "흥, 내가 여자를 잘못 선택해서 퇴짜맞은거야."하는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모성애가 강한 여자라면, 나 정도 매력이면 고백이 받아들여질껄!'하고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완전 삼중 착각이다. 

    하나는 자신의 매력에 대한 착각이고, 다른 하나는 여자의 모성애에 대한 착각, 마지막으로 화이트데이에 대한 착각, 이렇게 삼중으로 착각에 빠지면 '화이트데이에 고백하면, 퀸카도 내 고백을 받아줄꺼야.'하고 허황된 착각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자기가 그렇게 매력이 대단하진 않다는 사실을 알지만, '내가 매력이 없다면 그녀가 고백을 받아주었을까? 그래, 나 정도 매력이면, 모성애가 강한 여자라면 내가 화이트데이에 고백 좀 멋지게 하면 고백을 받아줄텐데......'하고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이렇게 착각에 빠진 상태에서 화이트데이를 직후로 주변에서 퀸카가 평범한 남자의 고백을 받아준 소식이 들리다 보니, '나도 내년 화이트데이엔 퀸카에게 고백해야지.'하고 변심하는 남자들이 있는 것이다. 

    이런 일이 있었다.

    한 여성이 화이트데이에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남자의 고백을 받아주었는데, 사실 화이트데이의 분위기에 휩쓸려 고백을 받아준 것이지만, 남자는 그 여성이 고백을 받아준 것이 자신이 대단히 매력적이라, 오래전부터 사모해왔던 퀸카에게 고백했어도 고백이 받아들여졌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고 말았다. 

   착각에 빠진 남자는 그 여성이 고백을 받아준 화이트데이 당일, 양다리로 퀸카에게 고백했지만, 볼 것도 없이, 당연히 고백을 퇴짜맞았다. 

   화이트데이 분위기에 휩쓸려 고백을 받아들인 여성과, 화이트데이에 그녀와 퀸카와 양다리로 고백한 남자가 커플이 된 후로, 이 사실을 그녀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는데, 세상엔 비밀이 없다고, 어쩌다 남자가 양다리로 고백한 퀸카와 그녀가 아는 사이가 되었다. 

   어느날, 둘이 이야기를 하다가, 퀸카가 고민을 말했는데, 퀸카의 고민은 호감이 없는 남자가 화이트데이에 고백하더니, 계속 관심 문자를 보낸다는 것이었다. 

   호기심에 누굴까 하고 "누구야?"하고 물어보니, 퀸카가 핸드폰에 저장된 문자를 보여줬는데, 바로 그녀의 남자친구의 전화번호가 아닌가!

   결국 비밀이 탄로나고 말았는데, 수많은 여성들이 화이트데이 분위기에 휩쓸려 수많은 커플들이 생기다 보니, '나도 퀸카를 만나고 싶다.'하고 허황된 욕심을 부리는 남자들이 생겨 이런 황당한 일이 종종 화이트데이를 기점으로 일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