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론

그녀가 미니스커트를 입는 이유

조정우 2009. 6. 10. 00:00

 

 이 글은 '여자가 미니스커트를 입는 이유'의 후속글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쓴 후에 댓글을 보니, 여자가 미니스커트를 입는 이유는 남자들의 시선을 끌려고 그런 것이라는 남자블로거들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여자가 미니스커트를 입는 이유는 복합적인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자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겠지만, 남자친구와 싸워가면서 미니스커트를 입는 여성은 이성에게 잘 보이려고 입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이유도 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겠지요.

 

 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여성의 3분의 1정도가 옷을 살 때 남성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 마음에서 사는 경향이 있을 뿐 나머지 3분의 1정도가 자기 표현을 통한 자기 만족, 나머지 3분의 1정도는 여성들과의 경쟁의식으로 옷을 사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여자가 남자에게 잘보이려고 미니스커트를 입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선입견일 것입니다.

 

 여자가 남자에게 잘 보이려고 예쁜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1980년대 이미 미국의 여성잡지에서 설문조사를 했을 때 이미 증명된 사실입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같은 해에 일본의 어느 설문조사에는 '남자에게 잘 보이려고' 라고 대답한 여성이 가장 많았는데, 40% 정도로 30% 정도에 그친 미국에 비해서는 많았지만, 역시 절반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합니다.

 여자가 무엇 때문에 예쁜 옷을 입는지는 나라마다 문화마다 차이가 있음을 시사하면서도 현대 여성들의 패션은 남자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자료이지요.

 

 여자가 미니스커트를 입는 이유는 여자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서 제가 패션 디자이너라고 잠시 가정해 보겠습니다.

 

 

 조정우라는 패션 디자이너가 있다고 가정하면...

 그는 최근에 자신의 의류회사를 설립했는데, 올여름을 겨냥한 미니스커트가 여름도 되기 전에 엄청난 매출을 기록하자 새로운 디자인을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한 자료를 얻기 위해서 1000명의 여성 고객들에게 미니스커트를 구입한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진짜 자료가 아니라 단순한 가정입니다)

 

      설문조사

 

 미니스커트를 구입한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에 응한 고객님들을 중 10분을 선정하여 선물을 드릴 예정이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

 

 미니스커트를 구입한 동기는 무엇입니까?

 

 1. 남자들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20%

 2. 패션잡지에서 보고 15%

 3. 여자연예인이 티비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나온 것을 보고 나도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해서 15%

 4. 유행하는 패션이라서 15%

 5. 친구가 입은 것을 보고 10%

 6. 남자친구에게 잘 보이려고 5%

 7. 강남역에 갈 때 입으려고 3%

 8. 나한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3%

 9. 잡지에 나온 연예인 사진을 보고 2%

10.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2%

 

 기타 10%

 

 이성을 의식해서 옷을 사는 여성은 남자친구에게 잘 보이려고 옷을 사는 여성과 기타를 포함해서 30% 정도 밖에 안 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겠지요.

 나머지 70% 는 위의 가상 통계처럼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요.

 여성들이 남성을 의식해서 옷을 구입하고 옷을 입는 시대는 오래전에 이미 끝났다는 설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여성들이 옷을 살 때 남자들의 시선을 잡고 싶은 마음이 주된 목적이었지만, 지금은 여자마다 다르다는 것이지요.

 마치 여자가 명품가방을 사는 것이 남자에게 잘 보일 목적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지요.

  이미 여성들은 남성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있지만, 남자들의 머리속에는 50~60년대의 여성상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여자가 남자에게 잘 보이려고 옷을 입는다고 생각하는 블로거들은 아마도 50~60년 전에 심리학자가 쓴 책을 읽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패션에 대한 60년전 여성과 현대여성을 비교해서 설명하면...

 60년전 여성은 옷을 구입할 때 애인의 취향을 많이 고려해서 애인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옷을 구입한 경우가 많았지만, 현대 여성은 애인의 취향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옷을 고르면 애인이 예쁘게 봐주기를 바라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나를 사랑하면 내가 무슨 옷을 입던지 예쁘게 봐줘.' 이런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쉽게 말해서 이성을 의식해서 옷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여자가 남자에게 잘 보이려고 미니스커트를 입는 시대는 이미 끝난 것 같습니다.

 아직도 그런 여성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30%에 밖에 안된다는 것이지요.

 나머지 70%는 옷을 고를 때 이성만을 염두해두고 고르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미니스커트가 3개가 팔렸다면, 1개는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은 여성이 산 것이고, 1개는 유행에 민감한 여성이 산 것이고, 1개는 여성들끼리의 라이벌 의식 때문에 산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겠지요.

 

 

 여자가 미니스커트를 입는 이유가 남자에게 잘 보이려고 그런 것이라고 말한다면, 여자의 3분의 1정도는 수긍할 지 몰라도 3분의 2정도는 수긍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비유는 어떨지요.

 한 남자가 길가다가 길에서 몸에 딱 붙는 청바지를 아무 생각없이 샀는데...

 여자들이 말합니다.

 "꼴불견이다."

 기분이 좋을까요?

 

 그의 여자친구가 이렇게 말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어디서 그런 싸구려 옷을 샀냐?"

 남자는 뭐라고 말할까요.

 "니가 내 옷입는 것까지 참견하냐?"

 라고 말하거나... 말하지 않아도 그런 생각을 할 것입니다.

 

 여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남자가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친구에게 "그런 옷 날날이 같다."라고 말하면 여자는 말은 하지 않아도...

 '우리 아버지도 아무 말씀 안하시는데...(사실은 아버지를 설득했을지도 모르지만...)'

 남자친구의 참견이 그렇게 기분이 좋지 않을 것입니다.

 

 예전에 미국에서 노브라 패션이 유행하다가 요즘은 유행하지 않듯이 미니스커트도 유행이 끝날 때가 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유행에 불과한 미니스커트에 대해서 선입견을 가지고 혼자서 멋대로 해석하고, 어떤 남자는 주변의 여성이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자신에게 잘보이려고 그러는 것이라는 착각에 빠질지도 모르지요.

  

 제가 지난 번에 '여자가 미니스커트를 입는 이유'를 쓴 후에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의 90%는 남자에게 잘보이려는 것이라는 식의 댓글이 많았지만, 남자에게 잘보이려고 미니스커트를 입는 여성은 기껏해야 30% 정도가 아닐까 추측합니다.

 최근에 여성들이 남자친구와 싸워 가면서도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니는 이유는 단순히 남자에게 잘 보이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성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은 심리로 입는 여성도 있겠지만, 같은 여자들에게 경쟁의식을 느끼거나 유행을 따라 미니스커트를 입는 여성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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