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론

사랑과 집착의 차이점

조정우 2009. 11. 11. 07:00

 연인을 사랑하는 것과 연인에게 집착하는 것은 외형적인 모습은 비슷하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연인을 사랑한다면 연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연인의 생각에 공감하고, 연인의 입장을 배려하여 연인을 행복하게 만드려고 노력하지만, 연인에게 집착하면 연인의 행복보다는 관계에만 집착하게 되지요.

 사랑이란 어차피 이기적인 것이니 연인을 구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미 집착에 빠져 집착과 사랑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이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헌신적인 것이니까요.

 마음에서 우러나는 사랑이 아니라 머리에서 나오는 사랑은 연인의 행복에는 관심이 없고, 연인과의 관계만 중요하게 생각하게 만들 때가 많습니다.

 연인의 행복에는 관심이 적기 때문에 연인을 붙잡은 방법만 생각하게 되어 헌신이라는 가면을 통해 연인을 구속하려고 할 때가 많지요.
 
 집착은 사랑의 과정보다 사랑의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여 사랑의 과정이야 어떻든 사랑의 결과에만 집착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기 때문에 연인이 실망하여 떠나도 자신의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연인을 배신자로 몰아 세울 때가 많지요.

 집착적인 사랑을 하는 사람은 연인에게 헌신한다고 해도 연인에게 지나친 부담을 주기 때문에 고맙게 느껴지기 보다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연인에게 집착한다면 아무리 잘해주어도 소용없을 때가 많지요.

 하지만 연인에게 집착하는 사람들은 사랑이란 어차피 이기적인 것이라며 자신의 집착을 합리화하기 때문에 연인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바쳐도 연인의 마음을 감동시키기 힘들 것입니다.


 연인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언젠가는 연인의 마음을 감동시킬 가능성이 많겠지만, 연인에게 집착한다면 언젠가는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떠날 가능성이 많은 것이지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톨스토이의 부활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주인공 네플류도프는 러시아의 귀족 청년으로 친척집에 갔다가 그 집의 하녀인 카츄샤를 만났는데, 카츄사는 네플류도프를 짝사랑하였습니다.

 하지만 네플류도프는 군대에 가기 전에 카츄샤를 유혹했고, 카츄샤는 군입대를 압둔 네플도류프에게 몸을 허락하고 말았지요.
 네플류도프는 카츄샤에게 매춘 여성이 받는 정도의 돈만 남기고 떠났습니다.


 카츄샤는 자신의 사랑을 하챦게 생각하는 네플류도프의 태도에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그녀는 임신한 후에는 신경질적으로 변하여 주인집에서 품위를 잃은 행동을 하여 쫒겨 났습니다.


 쫒겨난 카츄샤는 매춘부가 된 후에 살인누명을 쓰고 법정에서 그녀의 첫사랑이었던 네플류도프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모든 불행이 네플류도프 때문에 일어났다고 생각한 카츄샤는 그를 미워하였지요.
 하지만 네플류도프는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여 카츄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그녀를 사랑한다고 고백했고, 카츄샤는 그를 용서했을 뿐 아니라 예전처럼 다시 그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네플류도프는 카츄샤와 결혼할 것을 결심했지만 카츄샤는 그의 행복을 위해서 그와 헤어질 것을 결심했는데, 카츄샤는 네플류도프의 행복을 위해서 그의 청혼을 거절하고 동료 죄수와 결혼할 것을 결심했습니다.
 네플류도프는 카츄샤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서 청혼을 거절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카츄샤를 붙잡지 않았지요.

 카츄사의 진실한 사랑을 허망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시대적인 배경이 신분의 벽이 있었던 러시아 시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네플도류프와 카츄사는 귀족과 죄수라는 신분의 차이로 비록 헤어졌지만, 카츄샤의 사랑은 진실한 사랑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사랑이지요.

 카츄샤와 같은 마음으로 연인을 사랑한다면 연인에게 집착하지 않고 연인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자신의 행복보다는 연인의 행복을 더 소중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연인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연인의 존재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어 연인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겠지요.

 반면에 연인에게 집착하는 사람은 연인이 자신에게 맞추어 주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고, 연인에게 헌신한다고 해도 연인을 잡기 위한 목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혼하고 나면 헌신이 시들해지게 될 때가 많지요.

 남자는 연인에게 헌신하다가 결혼하면 태도가 바뀌어 연인에게 소흘해질 때가 많습니다.
 남자는 연인에게 집착하면 연인을 잡으려고 헌신할 때가 많지만, 결혼이라는 목적을 이루면 더이상 헌신하지 않을 때가 많지요.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했으니 목적을 이루었다고 만족할지 모르지만, 지나치게 방심하다가는 이혼하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연인에게 집착하는 사람은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연인의 행복보다는 관계에 집착하여 연인이 행복하지 못해도 무조건 관계를 유지시키려고 연인이 행복하든 불행하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연인을 잡으려고 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연인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연인의 외모나 조건을 보고 집착할 때가 많아 더 매력적인 사람이 나타나거나 연인의 매력이 떨어지면 변심할 때가 많지요.

 연인에게 집착하는 사람들은 집착이나 사랑이나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거나, 단순히 사랑의 표현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자신의 집착을 합리화할 때가 많습니다.
 사랑이란 어차피 이기적인 것이고 인간은 자기중심적인 동물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집착을 합리화하지요.

 하지만 집착은 연인을 진실하게 사랑하지 않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연인을 진심으로 사랑한 것이 아니라 집착했을 뿐이라는 사실이 드러날 것입니다.
 집착과 사랑은 겉모양이 비슷하여 집착과 사랑은 혼동하기 쉽지만, 집착과 사랑은 성질이 전혀 다른 것이기 때문에 집착과 사랑을 혼동해서는 안되겠지요.

 

 

 최신 글 : 선덕여왕 52화 (오늘 발행한 연재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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