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여자의 자존심

조정우 2009. 1. 4. 10:30

 남자들이 여자친구에게 하는 가장 일반적인 잘못 중에 하나가 여자의 자존심에 대해서 잘 모르고 행동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자가 남자친구를 깊이 사랑한다고 해도 자신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주면 견디지 못하고 떠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여자는 남자친구의 사소한 말투에도 깊은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어느 시골에 한쌍의 아름다운 연인이 있었습니다.

 둘은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했고 장래를 약속했지요.

 그런데 뜻하지 않게 여자가 임신하게 되었습니다.

 여자는 걱정이 되었지요.

 "어떻하지요?"

 남자는 별 생각없이 말했지요.

 "이제 당신이 내 자식을 가졌으니 내가 당신을 평생 책임지겠소. 아무 걱정하지 마시오."

 남자는 여자가 걱정을 하는 것처럼 보여 이제 당신은 내가 책임지겠으니 아무 걱정하지 말라는 뜻으로 말했지만 여자는 당신이 내 아이를 임신했으니까 어절 수 없이 당신을 책임지겠다는 말로 들렸지요.

 여자가 듣기에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를 임신했기 때문에 결혼하겠다는 말로 들렸지요.

 여자는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만약 내가 당신 아이를 임신하지 않았다면 나와 결혼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인가요?"

 남자는 여자친구의 말에 별 생각도 없이 말했지요.

 "사람의 일이란 아무도 모르는 것이 아니겠소? 쓸데없는 신경쓰지 마시오."

 남자는 여자에게 내가 당신을 버리는 일은 절대 없을테니 아무 걱정말라는 뜻으로 말했지만 여자가 듣기에는 당신이 내 아이를 임신해 어쩔 수 없이 결혼하겠다는 말처럼 들렸지요.

 그의 말에 자존심이 상한 그녀는 아무 말도 없이 그를 떠나 버렸습니다.

 그는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도 알 수 없었지요.

 그는 절망했습니다.

 '그녀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은 것일까?'

  

 10년이 흐른 후에 그는 마을을 지나다가 우연히 그의 떠난 애인과 닮은 10살 정도의 소녀를 보았습니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었지요.

 그리고 그 소녀의 옆에는 그가 과거에 정말 사랑했던 여인이 있었습니다.

 남자는 그녀를 원망하는 눈으로 쳐다보았지요.

 여자는 소녀를 집으로 보낸 후에 남자를 대면했습니다.

 아무래도 남자가 그녀에게 할 말이 있겠지요.

 어쩌면 여자가 남자에게 할 말이 있을지도 모르지요.

 남자가 말했습니다.

 "저 소녀는 내 딸이오?"

 "그래요. 당신 딸이예요."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나에게 아무 말도 없이 떠난 것이오?"

 "그것은 당신이 나에게 '당신이 내 아이를 임신했기 때문에 책임지겠다.'고 말했기 때문이예요. 나를 사랑해서 결혼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당신 아이를 임신했으니 어쩔 수 없어 나와 결혼하겠다는 말처럼 들렸다구요."

 남자는 기가 막혔습니다.

 "겨우 그 말 한마디 때문에...  나를 지난 10년동안 고통에 빠져 살게 만들었소? 그 말 한마디 때문에...  내가 당신을 사랑했다는 사실을 몰랐소? 그 말이 그런 뜻이 아니라는 사실을 정말 몰랐소?"

 여자도 자신이 오해한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울면서 말했지요.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당신이 나를 사랑해서 결혼하겠다는 말인지, 내가 당신 아이를 임신했기 때문에 할 수 없어 결혼하겠다는 것인지 제가 어떻게 아냐구요. 당신 말투는 아무튼 나와 억지로 결혼하는 것처럼 들렸단 말이예요."

 남자는 여자가 자신을 떠난 이유가 그렇게 사소한 이유일 줄 정말 몰랐습니다.

 그녀가 떠난 것은 결국 그의 사소한 말 실수 때문에 떠난 것이었지요.

 하지만 그의 사소한 말 실수는 그녀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었던 것이지요.

 이 이야기는 결국 남자가 자존심의 상처를 받아 떠났던 여자친구의 마음을 극적으로 이해하여 헤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이와 비슷한 일은 현실에서도 종종 일어나지요.

 

 가끔 남자들은 결혼하기 전이나 결혼한 후에 아무 생각없이 이런 식으로 말해서 여자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내가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를 버리면 네가 울까봐 마음이 약해져서 결혼했다는 식의 농담을 하는 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결혼을 한 이유에 대한 농담은 경우에 따라 여자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줄 수도 있지요.

 어감의 차이라고 할까요.

 남자의 무딘 감정은 그것이 무슨 차이냐고 하겠지만 여자에게는 하늘과 땅차이지요.

 "내가 너를 사랑해서 결혼한 것이 아니라 네가 나한테 매달렸기 때문에 결혼했다."

 하지만 결혼한 이유에 대한 이런 식의 농담은 여자가 농담으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남자들은 기억해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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