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사

선덕여왕 3화 (조정우 역사소설 수정판)

조정우 2010. 12. 14. 06:00

 

 선덕여왕 3화

 

 

 당태종은 무왕의 이야기를 듣자 며칠 전에 장안에 도착한 백제 사신단 대표가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백제 사신단 대표는 누구인고?"
 "선화공주의 맏아들 의자왕자입니다. 의자왕자는 해동증자라 불릴 정도로 효성이 깊을 뿐만 아니라 용맹하고 총명하여 머지않아 백제의 태자가 될 듯 하옵니다."
 당태종은 잠시 생각하는 듯 침묵을 지키다 입을 열었다.
 "천명공주는 아들이 있는가?"
 "천명공주의 아들 김춘추는 화랑의 풍월주로 지금 신라 사신단 수행원으로 장안에 와있사옵니다."
 "천명공주와 선화공주는 동복인가?"
 "그렇사옵니다. 천명공주와 선화공주의 어미는 진평왕의 첫번째 왕후였지만, 진평왕은 선화공주의 배신에 책임을 물어 왕후를 폐하고 마야를 왕후에 책봉하여 덕만공주를 낳았사옵니다."

 당태종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덕만공주는 어떤 여인일까?'
 

 한편 덕만공주는 조카인 김춘추에게 백제와 고구려의 사신단의 동향에 대해 보고 받고 있었다.
 "춘추야, 백제 사신단의 동향은 어떠냐?"
 "공주마마......"
 김춘추는 무언가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덕만공주는 김춘추에게 말하기 어려운 고충이 있음을 알았다.
 "말해보거라."

 덕만공주의 조카인 김춘추는 덕만공주와 동년배라 어려서는 친남매처럼 지냈지만, 지금은 이모로서 공경하는 마음으로 대하고 있다.

 18년전의 일이었다.
 덕만공주와 김춘추가 함께 마야 왕후에게 문안인사를 드린 후에 천명공주의 집으로 가던 중, 덕만공주는 길에서 야생화를 보자 마차를 세우라 명하였다.
 덕만공주가 야생화를 구경하느라 시간을 지체하자, 김춘추는 기다리기 지루하여 공주에게 다가가 마차에 올라탈 것을 청하였다.
 "공주마마, 어머님께서 기다리시오니, 속히 마차에 타소서."
 "잠시 기다리거라."
 "공주마마, 어머님께서 기다리시오니, 서두르소서."
 "잠시 기다리라 말하지 않았느냐?"
 김춘추는 자신과 동년배인 덕만공주를 깍듯이 모시는 것이 항상 불만이었는데 덕만공주가 자신의 청을 거절하자 순간
화가 나서 야생화를 꺽어버렸다.

 "어머님께서 기다리시오니, 정 보시겠다면 집으로 가져가 보시옵소서."
 덕만공주는 울면서 감춘추를 꾸짖었다.
 "무엄하다. 감히 네가......"

 

 김춘추는 용서를 구했지만 덕만공주는 눈물을 그치지 않았다. 천명공주의 집에 도착한 덕만공주는 눈물을 그쳤지만, 눈이 퉁퉁부어 천명공주는 덕만이 울었음을 알 수 있었다. 천명공주는 엄한 표정으로 김춘추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김춘추가 사실대로 말하자 천명공주는 크게 노하여 그의 종아리를 사정없이 때렸다. 김춘추는 울면서 용서를 빌었다.
 "소자가 잘못하였사옵니다.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덕만공주는 이 어미의 동생이거늘 어찌 그리 무례할 수 있단 말이냐?"
 어머니에게 호되게 종아리를 맞은 후부터
김춘추는 덕만공주를 이모로서 깍듯이 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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