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사

선덕여왕 12화 (조정우 역사소설 수정판)

조정우 2010. 12. 24. 06:00

 

 선덕여왕 12화

 

 

 황후의 시녀는 덕만공주를 황후의 처소로 인도하였다. 덕만공주는 장손황후에게 인사를 올렸다.
 "신라의 덕만공주가 황후마마를 알현하옵니다."
  장손황후는 시녀들과 환관들에게 말했다.

 "모두 물러나거라."
 시녀들과 환관들이 모두 나가자 장손황후가 입을 열었다.

 "덕만공주, 내, 그대에게 할말이 있어 다시 불렀네."

 "말씀하소서."

 장손황후는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덕만공주를 바라보았다.
 "덕만공주, 그대는 천상에서 내려온 선녀처럼 아름다워 참으로 부럽구나!"
 덕만공주는 장손황후의 극찬에 수줍은 듯 고개를 숙였다.
 "소녀를 어여쁘게 봐주시오니, 황송하여 몸 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하오나, 소녀가 어찌 고귀하신 황후마마의 아름다움을 따라갈 수 있겠사옵니까?"
 "너무 겸양하지 말게. 그대를 본 사람들 모두 그대같은 절세의 미녀를 본 적이 없다고 하던데, 내, 그대를 보니 정말 그렇구나."
 덕만공주는 부끄러워 두 뺨이 붉게 물들었다.
 "황후마마의 과분하신 칭찬에 황송할 따름이옵니다."
 "덕만공주, 내, 그대에게 한가지 부탁할 것이 있네."
 "소녀, 황후마마의 크신 은혜를 입었사오니, 부탁이라는 말은 당치 않사옵니다. 하명만 내리소서."
 "그대와 선화 왕후는 자매간이니, 내가 그대들의 만남을 주선한 것은 인지상정이거늘, 어찌 은혜라 말할 수 있겠는가? 선화 왕후를 보고 싶다면, 언제든 말해 주게나."

 덕만공주는 몹시 기뻐하며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소녀, 황후마마의 하해같은 은혜, 결코 잊지 않겠사옵니다."
 "그대가 언니를 생각하는 것을 보면, 심성이 고운 것 같네. 그대는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심성도 고우니, 내, 그대와 같은 며느리를 얻는다면, 참으로 좋겠네."

 "황후마마의 과분하신 칭찬에 소녀, 몸 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아닐세, 내 듣자하니, 그대는 효성이 지극할 뿐만 아니라 우애가 깊고 어질고 총명하다 하는데, 그대와 같은 여인을 아내로 맞는 사내는 하늘의 복을 타고난 것이 아니겠는가?"
 "황후마마의 과하신 칭찬에 황공할 따름이옵니다."

 장손황후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덕만공주, 내가 그대에게 부탁하고자 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세."
 "무엇이든 하명만 해주시면, 소녀, 성심을 다해 황후마마의 뜻에 따르겠사옵니다."
 덕만공주는 고개를 숙인 채로 장손황후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장손황후는 잠시 주저하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대는 고금에 비할 데 없는 아름다운 여인이라 사내라면 누구라도 좋아할 것일세. 허니, 만약 폐하께서 그대에게 청혼하신다면, 폐하의 청혼을 거절해 주게나."
 덕만공주는 전혀 뜻밖의 장손황후의 부탁에 할 말을 잊어버렸다.
 "소녀에게 어찌 그런 말씀을..."
 "그대와 같은 절세의 미인을 좋아하지 않을 남자가 어디에 있겠는가? 폐하께서 그대를 보신다면, 그대를 마음을 두실까 걱정되지 않을 수 없구나."
 덕만공주는 생긋 미소지으며 말했다.

 "황후마마, 폐하께서 소녀처럼 부족한 여인을 마음에 두실리 없을 것이라 생각하오나, 설령 그렇다고 해도 소녀는 신라를 떠나지 않을 것이오니 심려하지 마옵소서."
 "약조할 수 있는가?"
 "소녀, 황후마마께 약조드리겠사옵니다."
 장손황후는 기뻐하며 말했다.
 "고맙네."
 덕만공주는 다소 엉뚱한 장손황후의 부탁이 우스웠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밤이 늦었으니, 이만 물러가보게나."
 "하오면, 소녀,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장손황후는 환관 한명을 불러 명했다.
 "덕만공주를 숙소까지 모시거라."
 "황후마마의 명에 따르겠사옵니다."

 덕만공주는 장손황후에게 인사를 올린 후 환관을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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