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사

선덕여왕 19화 (조정우 역사소설 수정판)

조정우 2011. 1. 15. 08:00

 

 선덕여왕 19화

 

 

 덕만공주는 장손황후에게 인사를 올린 후 환관을 따라갔다. 그녀의 예상대로 선화공주가 어제 만났던  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선화공주는 덕만공주를 보자 몹시 반가워하였만, 덕만공주의 안색이 좋지 않음을 보고 근심어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덕만아, 안색이 좋지 않구나. 어제 많이 힘들었느냐?"

 덕만공주는 고개를 흔들었다.
 "언니, 아니예요. 실은...... 다른 일이 있었어요."
 어제 덕만공주를 힘들게 만들었던 사람은 선화공주가 아니라 당태종이었다. 덕만공주는 황후의 별궁에서 당태종과 있었던 일을 다른 일이라고 말한 것이다.
 선화공주는 고개를 끄덕인 후에 말했다.
 "그래, 신라 사신단의 대표로 왔으니, 오죽 하겠느냐? 폐하를 알현하기 전에 준비할 것이 많아 힘들 터인데...... 나로 인하여 더 힘들었겠구나."

 덕만공주는 고개를 흔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언니, 아니예요. 어제 언니를 만나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르실거예요."

 "나도 정말 행복했다."
 선화공주는 행복한 미소를 짓다가 갑자기 슬픈 표정을 지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 왕후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신라를 떠날 때는 언젠가 금의환향할 날이 올 것이라 믿었건만, 어마마마께서는 나로 인하여 폐위되신 후 세상을 떠나셨으니, 모든 것이 나의 업보로구나! 어마마마, 부디, 이 불효녀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선화공주는 세상을 떠난 왕후 생각에 이슬같은 눈물을 흘렸다. 덕만공주는 눈물을 흘리는 선화공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언니, 슬퍼하지 마세요. 백제가 신라와 동맹을 맺으면, 언니께서는 신라를 제 집처럼 드나드실 수 있을 것입니다."
 선화공주는 자신을 위로하려고 애쓰는 덕만공주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어 눈물을 그친 후에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런 날이 온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만, 언제가 될지 모르겠구나."
 "의자왕자가 왕이 되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글쎄다, 아들이 왕이 되면 어미도 어찌 할 수 없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 나도 그렇게 되길 바라지만...... 의자의 마음을 모르겠구나."
 선화공주의 장자인
의자는 외할아버지 진평왕이 어머니를 아직도 딸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큰 불만을 가지고 있어 선화공주는 걱정되었던 것이다.
 선화공주는 덕만공주가 걱정할까봐 미소지으며 말했다.
 "좋지 않은 이야기는 그만 하는 것이 좋겠구나. 그래, 언젠가는 좋은 소식이 있겠지. 언젠가 백제와 신라가 동맹을 맺는다면...... 우리가 바라는 그 날이 올 것이다."
 "저와 언니가 함께 노력하고 기도한다면, 언젠가는 그리 되지 않겠습니까? 천명 언니도 그런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계시니,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것이라 생각됩니다."
 선화공주는 덕만공주가 천명공주를 언급하자, 천명공주의 부군이자 자신의 정혼자였던 김용춘이 떠올랐다.

 "용춘공은 잘 계시느냐?"
 진평왕은 김용춘을 선화공주와 혼인시킨 후에 자신의 후계자로 삼을 생각이었지만, 선화공주가 신라를 떠나자 김용춘을 천명공주와 혼인시켰다.
 진평왕은 처음에는 김용춘에게 왕위를 넘겨줄 생각이었지만, 정비가 된 마야왕후가 낳은 덕만공주의 총기가 예사롭지 않아 생각을 바꾸어 덕만공주를 후계자로 정했다. 
 "형부는 잘 계십니다. 형부도 언니가 잘 지내고 계신 것 아시면 기뻐하실 것입니다."
 "잘 지내신다니 다행이구나."
 "알천랑은 잘 지내느냐?"
 "알천랑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덕만공주는 선화공주가 알천의 안부를 묻자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선화공주의 사적인 일이라 묻지 않았다.
 하지만 선화공주는 마치 이러한 덕만공주의 마음을 아는 듯이 알천랑의 안부를 물은 이유를 말했다.

 "알천랑은 내가 서동요로 인하여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아바마마께 나의 무고함을 아뢰었던 고마운 사람이다. 나를 연모하던 화랑들조차 나에게 등을 돌렸으나, 알천랑은 끝가지 나의 결백을 믿어주었다. 알천랑은 충성심이 강한 사람이니, 앞으로 네가 왕이 된다면, 알천랑을 중용하거라."
 덕만공주는 선화공주의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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