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사

선덕여왕 27화 (조정우 역사소설 수정판)

조정우 2011. 1. 28. 06:00

 

 선덕여왕 27화

 

 

 덕만공주는 시종 어두운 표정을 지었던 선화공주가 밝은 미소를 짓자 기쁜 마음에 환하게 미소지었다. 미소짓는 덕만공주의 모습은 천상에서 하강한 선녀처럼 아름다웠다. 선화공주는 불현듯 선녀처럼 아름다운 덕만공주가 아직도 정혼자가 정해지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덕만은 내가 한창일 때보다 훨씬 더 아름답구나! 여자로서 참으로 부럽구나! 나도 덕만처럼 젊다면 얼마나 좋을까? 헌대 덕만은 어찌 아직도 정혼자조차 없는 것일까?'

 선화공주는 의아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덕만아,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구나."

 "말씀하세요."

 "어찌 아직까지 정혼자조차 없는 것이냐?"

 덕만공주는 누군가 엿듣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제 당태종에게 지귀가 정혼자라고 거짓말했기 때문이다. 황후의 환관과 시녀들 중에 신라말을 알아듣는 자들이 있어 당태종이 이들에게 명을 내려 엿듣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선화공주는 덕만공주의 당혹스러운 표정을 보자 뭔가 숨기는 것이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덕만공주는 선화공주에게 눈짓을 한 후 태연하게 말했다.

 "언니, 실은, 정혼자가 있으나, 아직 아바마마께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선화공주는 덕만공주의 눈짓을 보자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 후 입만 뻥끗하며 소리없이 말했다.

 '서찰.'

 덕만공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덕만공주는 선화공주가 자신의 의도를 알아채자 안도의 한숨을 쉰 후 생긋 미소를 지었다. 미소짓는 덕만공주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선화공주는 문득 당태종이 덕만공주에게 구애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만이 이토록 아름다우니...... 설마, 당태종이 덕만을 후궁으로......'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선화공주는 놀란 표정으로 덕만공주를 쳐다보았다. 덕만공주는 선화공주가 놀란 이유를 짐작하고서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

 선화공주는 이제서야 덕만공주가 정혼자가 없다고 말했다가 말을 바꾼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덕만공주는 어제 있었던 일이 떠오르자 부끄럽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여 심난한 표정을 지었다. 선화공주는 덕만공주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말했다.

 "덕만아, 아바마마께서 알아서 해주실 것이니, 걱정하지 말거라."

 선화공주는 진평왕이 덕만공주를 당태종의 후비로 보내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였다. 진평왕의 딸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기 때문이다. 선화공주는 당태종이 덕만공주에게 속은 것을 상상하니 웃음이 절로 나와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소리없이 웃었다. 덕만공주도 선화공주가 웃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소리없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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