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사

선덕여왕 35화 (조정우 역사소설 수정판)

조정우 2011. 3. 2. 06:00

 

 선덕여왕 35화

 

 

 장손황후는 덕만공주와 선화공주가 자신과 양비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하자 미소지으며 말했다.

 "선화왕후, 덕만공주, 백제와 신라가 평화롭게 지내는 것은 폐하의 뜻이기도 하니, 나에게 감사할 필요는 없소. 나는 다만 이번 평화협상이 잘 되기만 바랄 뿐이오."

  장손황후는 고개를 돌려 양비에게 말했다.

  "양비께서는 하실 말씀이 없으신지요."

 양비는 미소를 띤 채 선화공주와 덕만공주를 차례로 쳐다본 후 입을 열었다.

 "나 또한 백제와 신라가 평화롭게 지내기 바랄 뿐이오. 선화왕후와 덕만공주는 백제와 신라의 평화를 위해서 수고해 주시오."

 선화공주가 양비에게 말했다.

 "소첩, 백제와 신라의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나이다."

 덕만공주도 양비에게 말했다.

 "소녀 또한 신라와 백제의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나이다."

 장손황후는 흐믓한 미소를 지었다.

 "백제의 선화왕후가 신라의 덕만공주와 함께 노력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듯 싶소."

 장손황후는 백제와 신라가 원수처럼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몰라 양국의 평화협상을 낙관하였지만, 양비는 이미 선화공주에게 백제와 신라의 나쁜 관계에 대해 들어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백제와 신라가 싸우는 것은 고구려로 하여금 어부지리를 얻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당에게도 좋지 아니할 터이니, 잘못된 역사가 반복되지 아니하기를 바라오."

 양비는 신라와 백제가 연합하여 당과 동맹한다면, 수나라가 고구려에게 당한 치욕을 복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때 시녀 한명이 안으로 들어왔다.

 "황후마마, 위귀비마마께서 황후마마께 알현을 청하옵니다."

 위귀비는 당태종이 양비와 함께 가장 총애하는 후비로 절세미녀라는 덕만공주가 장손황후의 처소에 있다는 말을 듣고 호기심이 생겨 온 것이다.

 장손황후는 시녀에게 말했다.

 "위귀비를 안으로 모시거라."

 "위귀비마마, 황후마마께서 안으로 들라 하시옵니다."

 위귀비는 시녀의 말이 떨어지자 안으로 들어와 장손황후에게 인사를 올리고 나서 양비에게 인사를 올렸다.

 위귀비는 양비보다 서열이 높았지만, 양비가 수나라의 공주였기 때문에 양비를 깍듯이 대했다.

 덕만공주가 위귀비를 보니 천상에서 하강한 선녀처럼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덕만공주는 위귀비와 양비같은 절세미녀를 거느린 당태종이 자신을 마음에 두는 것을 납득할 수 없었다.

 '양비와 위귀비 모두 천상에서 하강한 선녀처럼 아름다운 절세의 미녀이거늘, 폐하께서는 어찌 나에게까지 마음을 두시는 것일까? 사내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 것일까?'

 선화공주는 위귀비에게 인사를 올렸다.

 "백제의 선화왕후가 위귀비께 인사올리나이다."

 당태종으로 인하여 마음이 심란해진 덕만공주는 선화공주의 인사가 끝나자, 마음을 가다듬고 위귀비에게 인사를 올렸다.

 "신라의 덕만공주가 위귀비께 인사올리나이다."

 위귀비는 자신에게 인사하는 덕만공주를 바라보았다. 고개를 숙여 자신에게 인사하는 덕만공주의 자태는 형용하기 힘들 정도로 몹시 아름다웠다.

 '소문이 헛소문이 아니었구나! 덕만공주는 천하에 둘도 없는 절세의 미모를 지녔을 뿐만 아니라 품행이 우아하니 폐하께서 마음에 두실까 걱정되는구나!'

 위귀비는 호색한 당태종이 덕만공주에게도 마음을 둘까 염려되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입가에 미소를 띤 채 고개를 끄덕여 인사에 답례한 후 장손황후에게 말했다.

 "황후마마께서는 어찌 소첩만 부르시지 아니하셨나이까? 소첩, 서운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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